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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녕과 정향

김동인 | 유페이퍼 | 800원 구매
0 0 683 2 0 73 2013-06-13
김동인의 단편소설이다. 세종시대, 양녕대군과 정향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민들의 탄식성을 뒤에 남기고, 대궐에 들어간 양녕은 그의 아우님인 왕(세종대왕)께, 편전에서 뵈었다. "전하. 신께 삼사 삭(朔)의 수유(受由)를 허하시면 능히 신의 평생지원(平生之願)을 이룰까 하옵는데 성의(聖意)가 어떠하오신지?" 그 날도 형님을 맞이하여 잔치를 베풀고 형제의 의를 들을 때 기회를 보아 양녕은 아우님께 이런 청을 하였다. "형님의 평생지원이란 어떤 것이오니까. 동생이 왕위에 있어서 능히 이를 수 있기만 한 것이라면 형님의 평생지원이야 못 이루어 드리리까?" 왕도 미소하면서 이렇게 응하였다. "다름이 아니오라, 서경(西京)은 명승지지로 고래로 ..

좌평 성충

김동인 | 유페이퍼 | 500원 구매
0 0 720 2 0 73 2013-06-13
김동인의 단편소설이다. 그것은 봄답지 않은 암담한 봄날이었다. 들에는 기화요초(琪花瑤草)가 만발하고 온갖 새와 나비가 날아드는 — 말하자면 절기로는 봄임에 틀림이 없지만 백성의 기분에는 봄답지 않은 암류가 흐르고 있었다. 백제의 의자왕(義慈王) 16년 춘삼월, 겨우내 혹독한 추위에 얼었던 땅이 따스한 봄기운에 녹아남에 따라서 추위를 피하노라고 방에 꾹 박혀있던 백제의 백성들도 길거리로 나다니기는 하지만 얼굴에는 음산한 기분과 근심이 서리어 있었다. 웬만한 근심, 웬만한 수심은 모두 녹여버리는 꽃의 시절인 봄이거늘 백제 창생의 근심은 이 시절의 힘으 로도 녹여버릴 수가 없었다. 그들의 근심은 다른 것이 아니었다. 국왕의 방탕과 국력의 쇠약에 겸하여, ..

최선생

김동인 | 유페이퍼 | 500원 구매
0 0 682 2 0 61 2013-06-04
김동인의 단편소설이다. 최일이가 그의 제자 이준식의 아내와 관계를 맺게 된 것은 이상한 찬스에서였다. Separator.jpg 일이는 어떤 보통학교의 훈도였다. 준식이는 그 보통학교 출신이었다. 사람됨이 고지식하고 고지식하니만치 또한 인정 깊은 일은 준식이가 재학 시부터 준식이를 퍽 사랑하였다. 그 사랑하는 까닭은 공부를 잘한다든가 재주가 있다든가 하는 것이 아니요, 준식이는 천애의 고아로서 돌보아줄 사람이 없으니 자기가 사랑한다 하 는 것이었다. 준식이는 이 스승의 아래에서 보통 학교를 끝냈다. 고등보통 도 일이의 원조로써 3학년까지 다녔다. 그러다가 차차 자기 철이 들면서, 공부보다도 취직이 더 큰일임을 이해하게 되자 어떤 인쇄회사의 직..

몽상록

김동인 | 유페이퍼 | 500원 구매
0 0 601 2 0 81 2013-06-03
김동인의 단편소설이다. ‘ははやまひおもしいもおと(母病重[모병중], 妹[매])’ ‘ははもどくすくこいいもと(母危篤[모위독] 直行[직행], 妹[매])’ 두 장의 전보. 나는 가슴이 선뜩하였다. 이틀 전에 어느 시골 친구의 집에 놀러갔다가, 새벽차에 돌아와서 집에 들어서는 참 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전보 두장. 그 새 사십여 시간 동안은 오래간만에 만나는 친구와의 이야기 때문에 한 잠도 자지 못하였다. 그 피곤한 몸을 좀 쉬려고 어서 자리를 찾아오느라고 집으로 뛰쳐든 때에 의외에도 이 두 장의 전보가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진과 편지

김동인 | 유페이퍼 | 500원 구매
0 0 583 2 0 103 2013-05-28
김동인의 단편소설이다. 오늘도 또 보았다. 같은 자리에 같은 모양으로 누구를 기다리는 듯이…. 어떤 해수욕장 ―어제도 그저께도 같은 자리에 같은 모양으로 누구를 기다리는 듯이 망연히 앉아 있는 여인― 나이는 스물 대여섯, 어느 모로 뜯어보아도 처녀는 아니 요 인처인 듯한 여인 ―해수욕장에 왔으면 당연히 물에 들어가 놀아야 할 터인데, 그러지도 않고 매일 같은 자리에 같은 모양으로 바다만 바라보고 앉아 있는 여인― 이 여인에 대하여 호기심을 일으킨 L군은 자기도 일없이 그 여인의 앞을 수없이 왕래하였다. “참 명랑한 일기올시다.” 드디어 말을 걸어 보았다. “네, 참 좋은 일기올시다.” 붉은 입술 아래서 나부끼는 여인의 ..

신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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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673 15 0 72 2013-05-27
김동인의 단편소설이다. “아버지 날까요?” 열두 살 난 은희는 아버지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근심스러이 이렇게 물었다. “글쎄 내니 알겠냐. 세상의 만사가 하나님의 오묘하신 이치 가운데서 돼 나가는 게니깐 하나님을 힘입을 밖에야 다른 도리가 없지.” 아버지도 역시 근심스러운 얼굴로 이렇게 대답하였다. 집안은 어두운 기분에 잠겼다. 네 살 난 막내아들의 위태한 병은 이 집안으로 하여금 웃음과 쾌활을 잊어버린 집안이 되게 하였다. 어린 만수의 병은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은 고뿔에서 시작되었다. 그 고뿔은 며칠이 걸리지 않아서 거의 나았다. 그러나 거의 나았을 때에 어린애의 조르는 대로 한 번 밖에 업고 나갔던 것이 큰 실수였었다. 만수의 ..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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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706 2 0 85 2013-05-27
김동인의 단편 소설이다. 무서운 세상이다. 목적과 겉과 의사와 사후(事後)가 이렇듯 어그러지는 지금 세상은 말세라는 간단한 설명으로 넘겨버리기에는 너무도 무서운 세상이다. 여는 살인을 하였다. 한 표랑객을……. ‘그대의 장래에는 암담이 놓여 있을 뿐이외다. 삶이라 하는 것은 그대에게 있어서는 고(苦)라는 것과 조금도 다름이 없사외다. 낙(樂)? 희(喜)? 안 (安)? 그대는 그대의 장래에서 이런 것을 몽상이라도 할 수 있을까? 여는 단언하노니, 그대의 장래에는 암(暗)과 고(苦)와 신(辛)이 있을 뿐이외다. 이 문간에서 저 문간으로 또 그다음 문간으로, 한 덩이의 밥을 구하기 위하여…… 혹은 한 푼의 동전을 얻기 위하여, 그대의 그 해진..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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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624 2 0 105 2013-05-27
김동인의 단편소설이다. 어떤날 어떤 좌석에서, 몇 사람이 모여서 잡담들을 하던 끝에 K라는 친구가 내게 이런 말을 물었다. “자네, 김철수라는 사람 아나?” “몰라.” 나는 머리를 기울이며 대답하였다. 물론 ‘김’이라는 성이며 ‘철수’라 는 이름은 흔하고 흔한 것인지라 어디서 들은 법도 하되, 이 좌석에서 새삼스레 이야깃거리가 될 만한 ‘김철수’가 얼른 머리에 떠오르지 않으므 로……. “아마 모르리. 지금도 조도전(早稻田) 대학 재학생이니까…….” “모르겠네.” “송선비라는 여자는 아나?” “몰라. 아, 가만있게. 뭘 하는 여잔가?” “○유치원 보모.” “응, 생각나네. 아주 멋쟁이.”

적막한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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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671 2 0 91 2013-05-27
김동인의 단편소설이다. 그러나 한순간 뒤에 노자작의 노염에 불붙는 눈은 휙 돌아와서 아들의 얼굴에 정면으로 부어졌다. “네게는 ― 네게는 ―.” 노염으로 말미암아 노자작의 숨은 허덕였다 ―. “네게는 아비가 그렇듯 노쇠해 뵈더냐!” 일찌기 호랑이 같은 재상으로서 선정(善政)에 학정에 같이 그 이름을 울리던 노자작의 면목은 여기서 나타났다. 얼굴은 누렇게 여위었지만 거기서 울려나오는 음성은 방을 드렁드렁 울리었다. 다시 흥분해 가는 아버지의 앞에 두식이가 어쩔 줄을 모르고 창황하여 할 때에 아버지는 다시 고함쳐서 저편 방에 있는 충복 왕보를 불렀다. “야. 왕보야 ― 왕보야 ―.” 충실한 왕보였다. 비록 잘 때라도 주..

잡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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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629 2 0 90 2013-05-27
김동인 미완의 단편소설이다. 오학동(五鶴洞)은 이씨촌(李氏村)이었다. 한 삼백 년 전에 이씨의 한 집안이 무룡(舞龍)재를 넘어 이곳으로 와서 살림을 시작한 것이 오학동의 시작이었다. 조상의 뼈를 좋은 곳에 묻어서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삼백 년 전에 이곳으로 이사온 한 집안은, 삼백 년 뒤— 그때의 조상부터 십 오륙 대를 내려온 지금에는, 거기는 커다란 동네를 이루어 호구 일백 사십여 호 사람의 수효 육칠백 명, 항렬로 캐어서 어린아이의 고조부로 비롯하여 늙은 고손까지 촌수로는 이십 육칠 촌까지의 순전한 이씨와 그들의 아내들로서 커다란 마을을 이루었다. 오학동의 동쪽에는 무룡재라는 매우 가파로운 뫼껸이 있었다. 서편으로는 말령[마령(馬嶺)]이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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