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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동이

김동인 | 유페이퍼 | 500원 구매
0 0 741 2 0 75 2013-05-20
송 서방의 아버지도 이 집 하인이었다. 송 서방은 지금 주인의 증조부 시대에 이 집에서 났다. 세 살 적에 아버지를 잃었다. 열 살 적에 어머니를 잃었다. 이리하여 천애의 고아가 된 그는 주인(지금 주인의 증조부)의 몸심부름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 옛 주인 황진사는 이 근방의 세력가요 재산가였다. 사내종과 계집종도 많이 있었다. 그러나 송동이의 충직함과(좀 미련한 듯하고도) 영리함은 가장 주인 황진사의 눈에 들었다. 어린 송동이의 충직스러운 실수에 황진사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웃고 하였다. 송동이는 열여덟 살에 그 집 계집종 춘심이와 눈이 맞아서 마지막에는 둘이서 이 집을 달아나려 하였다. 그러나 그래도 그렇지 못하여 주인 황진사에게 낱낱이 자백하였다...

명문

김동인 | 유페이퍼 | 500원 구매
0 0 513 2 0 74 2013-05-13
전주사가 아버지의 이름을 드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이릉ㄹ 행한 건 정말 착하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아버지가 돌아가셔도 돈에만 관심이 있어 형제,자매 끼리 싸우기만 하는데 사람들이 정말 본받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죽어가더라도 집 쫓겨나갈떄도 도와주시고 아직 살아있는 사람인데 이점에서 너무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며 본받을 것은 본 받고 따라하면 안되는 건 교훈 점으로 받아 들어야겠다.

정희

김동인 | 유페이퍼 | 500원 구매
0 0 670 2 0 73 2013-05-13
“최성구 씨에게는 약혼한 처녀가 있으며…….” “최성구 씨는 혼인 문제 때문에 약혼자의 고향인 T군으로 내려갔으니 …….” 이러한 편지를 처음으로 받았을 때는 정희는 그것을 믿지 않았다. 성구와 근 일 년을 교제(라 할까?)를 하는 동안에 정희는 성구에게서 그댓 이야기는 듣지는 못한 - 뿐만 아니라 정희에게는 어떠한 여자와 혼약을 한 사내가 근 일 년이나 다른 여자(정희 자기)와 교제를 하면서 한번도 혼약한 여자를 찾아가 보지도 않는다는 것은 믿지 못할 일이었다. 만약 그 편지에 있는 말 이 사실이라 하면, 성구는 그 근 일 년 동안에(설혹 찾아는 못 갔다 할지라도)한마디의 한숨이라도 지었을 것이었다. 근심과 비련의 눈물이라도 지었을 것이었다. 극도로 이기적..

시골 황서방

김동인 | 유페이퍼 | 500원 구매
0 0 780 2 0 81 2013-05-13
황서방이 사는 ×촌은, 그곳서 그중 가까운 도회에서 오백 칠십 리가 되고, 기차 연변에서 삼백여 리며, 국도에서 일백 오십 리가 되는, 산골 조그만 마을이었 었다. 금년에 사십여 세에 난 황서방이, 아직 양복장 이라고는 헌병과 순사와 측량기 수밖에는 못 본 만큼, 그 ×촌은 궁벽한 곳이었었다. 그리고 또한 그곳에서 십 리 안팎되는 곳은 모두 친척과 같이 지내며 밤에 마을을 서로 다니느니만치, 인가가 드문 곳이었었다. 산에서 호랑이가 내려와서 사람을 물어갈지라도, 그일 이 신문에도 안 날이만치, 외따른 곳이었었다. 돈이라 하는 것은 십 원짜리 지전을 본 것을 자랑삼느니만치, 그 동리는 생활의 위협이라는 것을 모르는 마을이었 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 동리는..

유서

김동인 | 유페이퍼 | 1,000원 구매
0 0 566 32 0 79 2013-05-10
○는 이번 전람회에 출품하려고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얼마 동안(그로 하여금 그 그림에 온힘을 쓰게 하려고) 찾아가지도 않았다. 그러 나, 이 날은 너무 갑갑하고도 궁금도 하여 참다 못하여 찾아갔다. 인젠 다 그렸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그의 화실을 들어서서 보매, 그는 그림은 그리지 않고 캔버스 앞에 머리를 수그리고 앉아 있었다. 누가 들어오지는 나가는지도 모르고……. “○.” 나는 가만히 그를 찾았다. 그는 펄떡 놀라면서 천천히 머리를 들어서 나를 보고 교자를 손가락질 한다. “다 그렸나?” “네.” “어디, 몸이 편찮은가?” “머…….” 그는 대답하기도 시끄러운 듯이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

눈을 겨우 뜰때

김동인 | 유페이퍼 | 500원 구매
0 0 818 16 0 124 2013-05-10
위아래, 동서남북, 모두 불이다. 강좌우편 언덕에 달아 놓은 불, 배에서 빛나는 수 천의 불, 지절거리며 오르내리는 수 없는 배, 배 틈으로 조금씩 보이는 물에서 반짝이는 푸른 불, 언덕과 배에서 지절거리는 사람의 떼, 그 지절거림을 누르고 때로는 크게 울리는 기생의 노래, 그것을 모두 싼 어두운 대기에 반사하는 빛, 강렬한 사람의 냄새…… 유명한 평양 4월 8일의 불놀이의 경치를 순서 없이 벌여 놓으면 대개 이것이다. 도깨비는 어둠에 모여들고 사람은 불에 모여든다. 그들은 거기서 삶을 찾고 즐거움을 찾고 위안을 찾으려 한다. 사정 없이 조그만 틈까지라도 비추는 해에게 괴로움을 받던 〈 사람〉들은, 비추면서도 덮어 주고 빛나면서도 여유가 있고 ..

이잔을

김동인 | 유페이퍼 | 500원 구매
0 0 588 2 0 75 2013-05-09
그것은 뜻깊은 만찬이었읍니다. 차차 절박하여 오 는 사정은 다시 그로 하여금 제자들과 만찬을 함께 할 기회를 주지 않을 것 같았다. 때때로 이르는 믿는 자들의 아룀으로 말미암아, 그는 예루살렘의 모든 제 사장이 지사(知事) 본디오 빌라도에게 참소를 하고, 갖은 힘을 다하여 그를 잡으려는 것을 알았다. 가롯 유다—그의 문도의 하나인—는 벌써 제사장에게 매수된 것도 알았다. 이틀 있으면 이를 유월절 전으로 그를 꼭 죽이려고 계획한 그것을 알았다. 오늘 이제로 가버나움이나, 막달라로 달아나든지, 그렇지 않으면 그들의 손에 잡혀서 죽든지—다시 말하자면, 그가 아직 모든 괴로움을 뚫고 하여 오던 일을 성공 직전에 허물어 버리든지, 그렇지 않으면 죽든지, 이것이 그의 앞에 놓인 운명..

태형

김동인 | 유페이퍼 | 500원 구매
0 0 763 7 0 76 2013-05-07
1922년 12월부터 1923년 1월까지 <동명>에 3회에 걸쳐 연재된 작품. 감옥이라는 한계 상황 속에서 죄수들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을 통해, 일신(一身)의 편안함만을 생각한 나머지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무관심과 이기적(利己的) 인간 본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태형(笞刑)>은 1922년 12월에서 이듬해 1월까지 3회에 걸쳐 <동명(東明)>에 연재된 김동인의 단편소설이다. [옥중기의 일절]이라는 부제(副題)처럼 3·1 운동시의 옥중기(獄中記)라 하겠다. 감옥이라는 극한 상황 ―정상적인 인간의 생활 모습은 찾아볼 수도 허용되지도 않는 공간에 놓인 인간들의 언행을 통해, 인간성의 부정적인 한 측면을 명료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더운 여름날 좁은..

목숨

김동인 | 유페이퍼 | 500원 구매
0 0 662 2 0 74 2013-04-22
나는 그가 죽은 줄로만 알았다. 그가 이상한 병에 걸리기는 다섯 달 전쯤이다. 처음에는 입맛이 없어져서 음식은 못 먹으면서도 배는 차차 불러지고, 배만 불러질 뿐 아니라, 온몸이 부으며 그의 얼굴은 바늘 끝으로 꼭 찌르면 물이라도 서너 그릇 쏟아질 것같이 누렇게 되었다. 그의 말을 들으면 배도 그 이상으로 되었다 한다. 그렇다고 몸이 어디가 아프냐 하면 그렇지 않고, 다만 어지럽고 때때로 구역이 날 뿐이다. 그는 S의원에 다니면서 약을 먹었다. 그러나 병은 조금도 낫지 않고 점점 더해 갈 뿐이다. 마침내 그는 S의원에 입원하였다. 나는 매일 그를 찾아가보았다. 그는 언제든지 안락의자에 걸터앉아 있다가 내가 가면 기뻐서 맞고 곧 담배를 청한다. 예수교 병원이라..

별을 헨다

계용묵 | 유페이퍼 | 500원 구매
0 0 981 5 0 104 2013-04-20
만주에서 살다가 독립이 되자 아버지의 유골을 파가지고 고국으로 돌아온 어머니와 주인공 '나'는 일년이 다 되어 가지만, 집 한 칸 마련하지 못하고 초막에서 지낸다. 찻길보다 배편이 안전하다고 배를 타고 돌아와 인천에 상륙하니 삼팔선은 그어졌고, 국경 아닌 국경(삼팔선)을 넘어도 보았으나 동행자가 총에 거꾸러지는 걸 보고는 다시 돌아왔다. 서울도 내 땅이라 보퉁이를 풀어 놓았지만 마땅히 거처할 곳이 없는 것이다. 그나마 지금까지 살고 있던 초막마저 비워야 할 형편이 되었다. 나는 진고개 너머의 어떤 일본 집에 수속없이 들어와 사는 사람을 내쫓고 정식으로 수속하여 그 집에 살 게 해 주겠다는 친구를 만나러 나선다. 만주에서 나올 때 배 안에서 우연히 사귄 친군데,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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